
얼마 전 끝난 MBN의 <현역가왕 2>에서 김준수 님이 결승 2차전에서 불러 화제가 된 노래가 있습니다. 바로 그 강을 건너지 마오입니다. 저는 개인적으로 다른 무대(특히, 준결승의 못 찾겠다 꾀꼬리)에서도 폭발적인 가창력에 감탄에, 탄복에, 감동을 넘치도록 느낄 수 있었는데 이 무대에서는 다른 조력자나 장치 없이 오로지 노래와 연기로 몇 배의 감동을 선사해 주었습니다.
이 노래는 '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(2014년)'라는 영화에서 모티브를 따와서 미스트롯 2의 우승자 양지은 님이 부른 노래로 잘 알려져 있지요. 노부부의 애틋하고 절절한 사랑으로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도록 한 영화고 노래였습니다.
김준수 님의 노래를 보고 들으면서 왜 저런 절박한 연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가, 생각하게 되었습니다.
여기에서 님이 건너려는 강은 곧 삶과 죽음의 경계입니다. 우리의 전통적인, 어쩌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죽은 자와 산 자를 가르는 것이 강(江)입니다.
불교에서는 이 강을 삼도천(三途川)이라고 했고, 도교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이는 우리 민속신앙에서는 황천(黃泉; 저승)에 가려면 반드시 강을 건넌다고 여겼다고 합니다. 그래서 황천강(황천이 강은 아니지만; 황천으로 가는 길에 건너는 강)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.
노래 가사에서 보면, 이런 강을 사랑하는 님이 건너려고 하니, 영영 이별해야 하는, 다시는 볼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됩니다. 내 눈 앞에서 살아 숨쉬는 내 님이, 이제는 다시는 볼 수 없게 되는데 그 강을 왜 건너려고 합니까? 얼마나 절박하고, 얼마나 안타깝고, 얼마나 억울한 순간이겠습니까?
이런 심정은 아주 오래 전 고조선 시대의 노래에도 맥이 닿습니다. 바로 공무도하가(公無渡河歌)입니다.
우리나라 역사상 기록으로 전하는 가장 오래된 시가(詩歌)이고, 유일한 고조선의 시가로 알려져 있습니다.
公無渡河 (공무도하)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公竟渡河 (공경도하) 님은 마침내 강을 건너고 말았네 墮河而死 (타하이사) 님은 물에 빠져 돌아가시니 當奈公何 (당내공하) 떠난 님을 어이 할꼬 |
이런 긴 유래를 가진 노래, 그 강을 건너지 마오! 자꾸 귀에 맴돌고 아울러 김준수 님의 절절한 몸짓이 눈에 어른거리는 아침입니다. 여러분도 한 번 들어보시면 어떨까요?
'노래 이야기' 카테고리의 다른 글
노래 이야기에서는... (0) | 2024.10.30 |
---|